2024. 11. 14. 23:35ㆍ카테고리 없음
이번에 유퀴즈에 내면소통 전문가 연세대 교수이신 김주환교수님이 출연해서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해 주셨다. 뇌과학이 내가 좋아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요즘 읽고 있는 책, 최근 읽었던 책과도 내용이 연결되는 것이 신기해서 같이 정리해 보았다. 우선 사람은 어떨 때 행복한지를 먼저 알아보고, 그렇다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까지도 정리해 보았다.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모든 소통은 내면소통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내면 소통이란, 보통 우리가 머릿속으로 말하는 것. (개인적으로 이 내면소통을 '생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내면소통의 내용(생각)이 우리의 능력을 결정한다는 것은 최근에 읽은 책인 '생각의 연금술'의 내용과 동일하다.
운동선수들은 몸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뿐만 아니라 마음근육을 키우는 훈련도 병행한다고 들었는데,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선수의 마음근육 훈련을 도와준 분이 김주환교수님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경기를 잘할 수 있는 멘탈이 없다면 더 쉽게 긴장하고 실수로 이어질 수 있으니 꼭 필요한 훈련이겠다. 하지만 이런 마음근육은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뇌과학 기반으로 뇌의 편도체와 전전두피질을 말씀해 주시면서 쉽게 이해가게 끔 함께 설명해 주신다.
1. 편도체는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기관인 반면, 전전두피질은 우리가 원하는 집중력, 끈기,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는 기관이어서 두 기관은 시소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영향을 준다. (ex. 수험생이 긴장을 많이 하면 풀이능력이 떨어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2. 그런데 나와 타인에 대한 긍정적 내면 소통을 하면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면서 행복해진다고 한다.
뇌과학적 행복은 전혀 다른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도파민 기반의 짜릿한 쾌감과 같은 행복, 또 하나는 나와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으로 얻는 행복이다. 이 도파민 행복은 에너지나 능력을 주지 않지만, 전전두피질 기반 행복은 나에 대한 자부심과 상대에 대한 감사, 존중을 느끼면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다. 실제로 이때 문제를 풀면 잘 풀린다니 정말 신기하다.
이렇듯 타인과 관계 속에서 오는 행복이 삶에 에너지를 주는데, 이 행복이란 건 심지어 모든 것이 인간관계 기반이라는 것이 놀라웠다.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한 것도 남이 날 인정해 주기 때문에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바로 '인정욕구'다. 따지고 보니 무인도에서 내 성공을 아무도 모른다면 성공하든 안 하든 큰 차이가 없으니 성공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데일카네기에서는 이 인정욕구를 '중요한 사람이 되고픈 욕망'이라고 표현하면서, 인간 본성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원리는 인정받고 싶은 '갈망'이라고 나온다. 인간관계와 관련 없는 행복은 없다더니, 책 제목이 '인간관계'론인 것도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1936년에 처음 출간됐다고 하는데, 이 인정욕구(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의 욕망)는 지금이나 거의 100년 전이나 변함없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어떤 걸 해도 내가 결정해야 하고,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행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를 키울 때에도 결과를 칭찬하기보다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게끔 가르쳐야 하고, 면접에서도 면접관에게 잘 보이려고만 노력하면 긴장되지만 면접관을 임원까지 올라간 대단한 분이라고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더 편안하게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나에 대한 존중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 함께 있다는 게 아이러니할 수도 있다. 내가 나를 존중하면 타인은 무시하는 게 되는 게 아닌가 싶은데 나와 타인에 대한 뇌의 정보처리 영역이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게 친절하면 행복도도 높아지고 능력도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긍정적 내면 소통의 6요소로 용서/연민/사랑/수영/감사/존중 이 있는데 이 중 '용서'가 특히 요즘 뇌과학에서 집중하는 주제라고 한다.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라고. 나 자신을 용서하고 상대를 용서해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해 준다면 마음이 편하고 내면소통이 긍정적으로 변할 테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SNS가 발달하면서 예전보다 더 인정중독이 심해지면서 타인의 인정과 평가를 받는 게 당연해진 시대여서 그렇지, 오히려 타인의 평가 대상으로 사는 게 결과적으로 더 어려운 삶이라고 말씀하셨다. 생각해 보면 정말 매 순간순간 타인의 평가 속에서 끌려다니는 게 내가 주도하는 삶보다 훨씬 피곤하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거다. 요즘의 우리는 이런 삶이 더 익숙해서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나를 내 삶의 주인공으로 여기는 것이 단지 낯설다는 이유로 계속 인정중독으로 끌려다니기에는 너무 남은 인생이 아깝다. 사람은 어떻게든 적응하는 동물이니 빨리 좋은 길로 갈아타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