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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평]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by 글요일 2021.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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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한 게 8월 중순이었으니 날짜로만 따지면 한 달이 조금 넘었다. 하지만 포스팅을 실제로 열심히 했던 건 처음 2주뿐이었다. 그리고 포스팅을 안 하다가 일주일 만에 글을 올렸는데 바로 그날 애드센스를 합격했다. 신청을 언제 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시작한 지 3주 만에 운 좋게 한 번에 합격 메일을 받은 것. 애드센스 합격 메일을 받고 블로그에 재미를 느끼고 더 열심히 하는 게 맞는 건데 나는 오히려 광고를 게재할만한 유익한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과 이런저런 생각(+백신 부작용으로 무력감이 생겼다는 핑계^^..)을 하면서 그 이후 2주 동안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 (그 여러 생각들과, 고민의 끝에 어떤 결론에 다다랐는지 더 자세하게는 따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어떠한 일에 있어서 혼자 충분한 시간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과정이고 그로 인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당연히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은 일정하니 내 머리로 할 수 있는 생각은 한계가 있고, 혼자 고민해봤자 같은 생각만 되풀이될 때도 많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아웃풋을 위한 새로운 인풋을 찾다가 평소 이북(E-BOOK)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고 있는 YES24에서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라는 책을 발견해 읽게 됐다.

책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 김키미작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다시 보니 책 제목의 아래에 쓰여있는 부제가 정말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력적인 브랜드 이야기에서 발견한
자기 발굴 노하우

그냥 단순히 여러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나열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부제 그대로 브랜드 이야기를 하면서도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연결시키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라 지루하지 않고 더 흥미로웠다.

책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차례

나는 책을 보는 중간중간에도 차례를 들여다보는 경향이 있는데, 가끔 물 흐르듯 읽다 보면 작가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생각을 안 하고 계속 읽기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읽다가도 중간중간 차례를 보면 이 부분에서 작가가 어떤 부분을 유념해서 글을 썼는지 그 의도(주제)를 더 잘 파악하며 읽을 수 있어 책을 더 소화하는 느낌? 사실 이번에는 각각 주제에 한 브랜드를 녹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구나- 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더 중요한 건 저 4부까지로 이루어져 있는 큰 주제였다. 그 브랜드들을 나열한 순서에도 이유가 있었던 것.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을 순서대로 정체성을 깨우고, 키우고, 인지도를 높이고, 스킬까지 익히는 순서로 구성돼있고, 결국 책 한 권이 <각각의> 브랜드 이야기가 아니라 기승전결이 있는 <하나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차례를 보면서 읽으면 더 좋은 책이라는 점에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생각났었는데, 트렌드 개념에 대해 나열하는 트렌트 코리아와 다른 점이었다.)

이 블로그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책장을 바로바로 넘기지 못하고 오래 머무른 파트는 단연 1부 <내 안의 브랜드 정체성 깨우기>였다.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B>에서 2016년 5번째 브랜드를 서울로 선정한 사건(?)을 소개하며 '브랜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모든 것이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걸 설명해준다. 하긴 생각해보면 가수 '이효리'는 사람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이 열광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브랜드 그 자체라고 해도 무방하니까 말이다.

브랜드 색안경을 끼고 보면
인생은 B(Brand)와 D(Daily) 사이의 C(Choice)다.
브랜드가 되기를 선택하거나
지금과 같은 일상을 살거나.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가 아닌, Brand와 Daily 사이의 Choice라니. 참 재치 있다고 생각하고 지나갈 수도 있는 말이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어떤 웅장함이 느껴지기까지 하는 문장이다. 역시 책이란 건 어떤 때에 읽느냐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감상이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B와 D가 무엇이든 C(선택)은 불가피한 거구나, 숙연해졌다.. ㅋㅋㅋ

그러던 중 한 스피커가 이런 발언을 했다.
"많이 알려져야만 브랜드인 건 아니잖아요.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도 있는 거니까요."

작가는 이 말을 듣고 '퍼스널 브랜딩을 꼭 해야 한다'라는 확신이 의심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브랜딩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인플루언서'를 꿈꾸고 있는 건 아닌가 자각했다고. 나도 이 말을 보고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 인플루언서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조회수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요가 수련과 다른 일상, 생각들을 기록하는 용도로 쓰려고 시작했기 때문에 꾸준히 쓸 수 있었는데, 초심 그대로만 이어가면 될 것을 하다 보니 조회수 욕심이 생기고 욕심이 생기니 조급해졌었던 게야...

마케팅은 타인에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브랜딩은 타인으로부터
"당신은 좋은 사람이군요" 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를 이렇게 하나의 문장을 예로 들어 간략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그 '좋은'에 해당하는 정체성을 발견하는 방법을 소개할 때에도 자신의 경우 어떻게 했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심지어 09. 애플 편에서는 이야기의 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작가가 전반적으로 살아온 내용까지 풀어서 설명해주니 더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의 목차에서는 총 20가지 브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이 책에 소개된 브랜드는 21가지였던 것이다. 작가 '김키미'라는 하나의 브랜드가 숨겨져 있었다!

이 책은 나처럼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 혹은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욱 유익하고 아닌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예 몰랐던 사실을 처음 깨닫기도 하고, 몸소 희미하게 생각했던걸 더 선명하게 만들 수 있었으며, 이미 알고 있던 사실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유익하게 읽은 책이어서 하이라이트 한 모든 내용을 정리하고 싶지만, 공개된 블로그에 쓰는 첫 서평이어서 책의 내용을 얼마나 공개해도 되는 건지 애매하고 조심스럽다. 그래서 이번에는 몇 문장만 가져와서 내 생각을 풀어봤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쓸지도 많이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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