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서평]모두를 움직이는 힘 - 꿈과 비전의 차이는?

by 글요일 2021. 10. 24.
반응형

 이번에 참여한 온라인 독서모임 '씽큐온'을 통해 접하게 된 첫 책은 마이클 하얏트의 <모두를 움직이는 힘>이다. 이번에 출간된 이 책 이전에 쓰여진 마이클 하얏트의 <탁월한 인생을 만드는 법>과 <초생산성>은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관심이 많이 갔는데, 솔직히 말해 이번 <모두를 움직이는 힘>은 혼자서는 읽을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책의 겉표면에는 빨간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다. "모두를 움직이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법을 제시하다!" ...30여년을 앞에서 여러 사람들을 이끌기보다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나에게는 이 첫 문장부터가 참으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나름 설렘을 안고 시작한 독서모임인데 첫 번째 책에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던지라 그래도 읽기 시작했다. 독서모임의 장점 중 하나는 역시 편독을 안 한다는 것!

모두를 움직이는 힘 - 마이클 하얏트

 

위대한 리더의 조건, 비전

 책 표지라는 건 그 책을 맛보기로 볼 수 있는 '예고편'이지만, 짧으면서도 강력한 이 한 문장을 보면 이 책의 겉표지는 예고편 그 이상인 듯하다. 이 책은 표지에서 잘 보여주듯이 비전이 있다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열 가지 질문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크게는 세 파트로 나뉜다. 파트1에서 비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파트2에서 비전 스크립트 초안 작성하는 법을 알려주고, 마지막 파트3에서는 비전을 세운 후의 여러 어려움을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짚어준다. 주제가 질문으로 구성되어있다 보니 더 잘 와닿는 것 같다. 

 

 앞서 리더를 주제로 한 책이어서 부담이 됐었다고 고백했지만, 읽다 보니 알게 됐다. 부담 가질 일이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책에서는 대부분 세계적인 기업들과 훌륭한 리더를 예로 들어 설명해 주긴 하지만 큰 회사를 이끄는 기업가만 리더인 것은 아니니까. 책에서도 사업을 시작하든, 조직 내에서 한 부서를 이끌든 비전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각해 보니 사람이 두세 명만 모여도 이끄는 역할이 있어야 하기 마련이다. 나는 내가 리더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리더였던 적이 분명 있었던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만큼, 여러 사람들과 지내면서 (자의든 타의든) 리더 역할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더 적을 것이다. 심지어 각자의 인생을 이끄는 개개인들도 모두 자신의 삶의 리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에까지 이르니 멀게만 느껴졌던 이 책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리더'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자 마음이 가벼워졌고, '비전'이라는 단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 '비전'이라는 단어가 이 책에서 수십, 수 백번은 나오다 보니 사전적인 의미를 한번 찾아보았다. '조직이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목표, 가치관, 이념 등을 통칭하는 개념.' 쉽게는 '목표'로,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꿈'으로 바꿔도 무방하겠지만 다른 좋은 단어들을 통칭하는 '비전'이 역시 맞는 단어인 것 같다. 비전은 이상을 꿈꾸는 것보다 훨씬 명확하고 계획적이다. '꿈'의 여러 의미 중 하나가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이어서 그런 건지, '꿈'하면 어렸을 적에 어린 마음에 '난 000이 될 거야!'라고 말만 했던 기억 때문인 건지, 꿈이라는 단어는 상대적으로 막연한 느낌이 크다. 물론 꿈을 구체화해서 이루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지만, 허무맹랑한 꿈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비전은 모호한 느낌의 꿈보다는 굉장히 구체적으로 잘 세워진 목표에 가깝다. 이러한 '명확성'은 이 책의 열 가지의 질문(소주제) 중 네 번째 질문이기도 한 만큼 비전을 세울 때 중요한 키워드다.

 

지금 맹렬하게 시행되는 좋은 계획이 다음 주에 실행될 완벽한 계획보다 낫다. - 조지 패튼

 책에서는 여러 예시를 들면서 이해를 높여주는데, 그중 특히 인상 깊은 대목을 가져와봤다.

당신이 신호를 읽을 수 없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그 신호의 의미를 좀 더 생각하거나, 눈에 힘을 주고 잘 볼 수 있게 초점을 맞춰라. 아니면 성능이 우수한 안경을 구매하거나, 친구에게 당신을 대신해 그 신호를 읽어달라고 부탁해라. 그러나 좀 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최선의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신호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앞을 향해 발걸음을 뗀다면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위 구절은 일단 시작을 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잘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그 의미를 더 생각해보거나 눈에 힘을 주고 잘 보려고 애쓴다면, 결국 맞게 읽을 수도 있지만 다르게 읽을 확률도 없지 않다. 성능이 우수한 안경을 구매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매번 누군가에게 대신 읽어달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여러 방법이 있어도 결국 내가 직접 보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쉽고, 정확하다. 직접 보기 위해서는 그냥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만 하면 되니까!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굉장히 의미 있는 움직임이 될 것이다.

 

목표의 달성은 즉각적인 만족을 주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지속적인 즐거움을 준다. - 에블린 베레진

 책은 비전에 대해 한번에 모든 것을 마무리해야 하는 현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비전은 과정이다. 굳지 않은 시멘트다. 얼마든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나아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느슨해질 때도 있겠지만, 강력한 비전은 안일함을 떨쳐내고 그 안일함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동기로 대체할 수 있다. 또한, 일단 움직였다면 피드백은 필수다. 피드백을 검토할 때에는 글로 써보면 우리의 생각을 외면화할 수 있는데, 이는 생각을 비평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막연하게 꿈을 꾸기보다 구상/명확성/영감/실천가능성/설득/저항극복/필요한 경우 방향 전환까지 고려하면서 점점 더 좋은 비전을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는 자신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보면 이전에 감명 깊었던 부분이 왜 그랬는지 도무지 모를 때도 있고, 그냥 넘겼던 부분인데 이번엔 이상하게 그렇게 가슴 깊이 와닿을 때도 있다. 책은 여전히 같은 활자를 담고 있지만 읽는 사람은 현재 자신에 맞춰 생각하며 그 책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에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내 나름대로 책의 의미를 찾았지만, 점점 더 다양한 그룹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도 더 많이 할 즈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반응형
LIST

댓글